TREND 2022

러스틱 라이프…오도이촌의 라이프 스타일

러스틱 라이프…오도이촌의 라이프 스타일

‘한 달 살기’를 넘어 그곳에 언제든 신경 안 쓰고 들를 수 있는 집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이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다.
도시인들이 이중 생활을 꿈꾸게 만드는 화두인 셈이다.

▶자연 친화적 삶에 대한 열망

많은 사람들이 캠핑이라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점 역시 도시와 아파트 등의 생활을 대체할 수 있는, 그래서 삶 자체에 또 다른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자연에서의 라이프 스타일을 욕망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끓어오르고 있는, 도시 아닌 한적한 자연 속에서의 삶을 한데 묶어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라는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로 포장되어 전파되고 있다. 단어의 의미 그대로 ‘러스틱’은 ‘시골 특유의, 소박한’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폭발 직전의 북적임과 소란스러움을 탈피한, 조금은 불편하고 느린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2022년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키워드에도 러스틱 라이프가 포함되어 있음을 미디어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과거 ‘나는 자연인이다’가 중장년층 이상의 시청자들에게‘만’ 유독 인기를 끌었던 것에 반해, 최근 들어 MZ세대들에게도 관심을 받는 것 역시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꼭 그렇게 자연인으로 살고 싶지는 않지만, 한 달, 아니 단 며칠만이라도 그런 삶을 살아 보면 어떨까라는 동경이 그들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뉴트로 트렌드도 이 같은 러스틱 라이프 지향을 한몫 거든다.

▶러스틱 라이프를 실천하는 단계

러스틱 라이프…오도이촌의 라이프 스타일

근래 SNS 해시태그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불멍’이다. 이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할 만큼 폭발적이기도 했다. 캠핑장에서의 불멍이 일반적이지만 심지어 도시 주거 공간의 실내에서도 그걸 즐길 수 있는 진짜 불이 아닌 대체 용품까지 등장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왜 단순히 장작이 타오르는 것 자체에 대해 판타지가 생겨나게 됐을까? 도시의 삶은 너무 많은 정보를 단숨에 받아들여야 하는, 그래서 마치 SF 장르의 영화처럼 우리의 뇌 용량이 터져 나갈 것 같은 압박마저 준다. 돌이켜보면 ‘멍 때리기 대회’라는 이상야릇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사례들은 복잡다단한 현대적 시스템을 잠시라도 멀리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욕망이 거대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촌스러운 게 힙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에서, 이제 시골은 마냥 낙후된 공간이 아니게 되었다. 도시인에게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의 시골은 라이프 스타일 측면에서의 따분함을 넘어 그 이상의 경험을 전해 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러스틱 라이프 트렌드는 ‘날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의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향(向) 라이프 스타일’이라 정의된다. 여기에서 조금 구별되어야 할 점이 있다. 오래 전부터 우리에게 시골 삶의 동경과 그 실천은 ‘귀향, 귀농’이라는 표현으로 적용되어 왔다. 러스틱 라이프는 삶의 기반 자체를 그쪽으로 옮겨 버리는 어떤 실천과는 조금 구분되어야 한다.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로서 러스틱 라이프 추구는 도시 생활을 근간으로 하되 여유 시간을 시골에서 즐기는 형식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귀농 또는 귀향을 다른 말로 표현할 때 우리는 ‘이도향촌(離都向村)’이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곤 했다. 이는 사실 스스로의 삶을 도시와 단절시키는 완전한 이주를 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러스틱 라이프는 일주일 중 5일 정도를 도시에 머무르고 2일 정도를 조금 더 자연 친화적 공간에서 머무는 ‘오도이촌(五都二村)’에 더 가깝다. 이런 삶 속에 현대인은 소박하고 촌스러운 것을 자신의 생활에 더하게 된다. 그래서 러스틱 라이프는 삶의 방식이 조금씩 현재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그래서 새로운 삶의 지향점이 되기도 한다.
오도이촌이라 표현하기는 했지만 각자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에 따라 그 숫자는 빈도를 달리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3일간의 도시 생활 후 4일의 시골 생활을 즐길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4일을 일한 후 3일을 시골에서 보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조정되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러스틱 라이프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끊임없이 표출하고 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례로 시골에 위치해 있는, 좋은 자연에 둘러싸인 펜션이 주말은 고사하고 평일에도 예약이 꽉 차 있다.

▶러스틱 라이프를 가능케 하는 최고 미덕은 ‘여유’

러스틱 라이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쩌면 ‘여유’다. 이 속에는 경제적 문제가 수반될 수도 있고, 어떤 업무 환경의 시간성이 동반될 수도 있다. 여유라는 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복잡한 도시를 떠나 여유로운 전원 생활을 즐길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러스틱 라이프는 첨단 도시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심적 안정을 취하며 숨통을 틔워 줄 수 있는 실천 행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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