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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이 되면 필리핀 사람들은 12월에 있을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은 기간을 카운트다운하는데 필리핀 사람들은 이 기간을 일명 ‘Ber Month’라고 부른다. Ber Month는 9월(September), 10월(October), 11월(November), 12월(December) 단어 어미에 ‘ber’이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토대로 파생된 단어이다.
필리핀은 가톨릭을 국교로 삼은 나라로 대부분의 필리핀인은 가톨릭 신자로서 크리스마스에 대해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Ber Month가 시작되면 필리핀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는 것을 여러모로 체감할 수 있다. 집집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며 도로나 대형 쇼핑몰 등에도 크리스마스트리와 전구 등이 장식된다. 또한, 라디오와 TV 등 각종 방송매체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주로 연인과 함께한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필리핀의 경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요시 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가족, 친구, 회사/학교 등과 함께 여러 차례 즐기며 친목을 도모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말에 진행하며, 필리핀 직원들은 파티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장기자랑, 의상, 소품, 선물 등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을 보인다. 크리스마스 파티 간 선물을 주고받으며 다수의 사람에게 선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선물을 고를 때 가격은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이다.
Ber Month 기간은 필리핀의 유명 캐럴 가수 호세 마리 찬(Jose Mari Chan) 등의 컴백 시즌이며, 이 기간 동안 필리핀 어느 곳에서나 캐럴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Spotify)에 따르면, 2018년 9월 동안 필리핀에서 스트리밍 된 캐럴 음악은 동 기간 전 세계 스트리밍의 2.73%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다. 캐롤링(Caroling) 또는 팡안가롤링(Pangangaroling)이라 불리는 크리스마스 문화가 있는데, 이는 필리핀 아이들이 양철 깡통, 병뚜껑과 같은 재활용 재료들을 활용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이웃들이 소정의 돈을 나눠주는 문화이다.
빛의 계절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필리핀 사람들은 Ber Month 기간 동안 모든 장소를 형형색색의 장식들로 치장한다. 집 하나만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미는 게 아니라 사무실과 같은 주변의 모든 장소를 파롤(Parol), 크리스마스트리, 조명, 화환, 별장식 등과 같은 여러 장식품들로 장식한다. 특히, 파롤은 필리핀 성탄절의 상징이며, 과거 파롤은 베들레헴의 별을 상징하는 모양을 하고 있었으나, 요즘엔 꽃, 산타클로스, 천사 같은 다양한 모양과 재료로 제작되고 있다.
필리핀 통계청(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 PSA)에 따르면, 필리핀은 매년 4분기마다 가구최종소비지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곧 Ber Month 기간 동안 소비성향이 증가함을 의미한다. 필리핀 통계청은 필리핀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은 2019년에도 동일하게 증가할 것이라 하며, 쇼핑몰, 소매 체인의 매출 46% 증가 및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매출 또한 19% 증가를 전망한다. 소비성향 증가의 요인으로는 ① 13월의 월급(13th Month Pay), ② 해외 근로자 송금, ③ 기업들의 크리스마스 할인행사 등이 있다.
13월의 월급 또는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는 13th Month Pay는 필리핀 법정 의무 지급 상여금으로 단어 그대로 12월 24일 이전 최소 한달 치 월급에 달하는 금액을 보너스로 지급해야 한다. 매년 연말이면 정부 차원에서 13th Month Pay를 지급하는 것을 장려하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필리핀 전역에서 시행되며 현지 사정에 미숙해 13th Month Pay를 미지급하는 경우 필리핀 노동청(Depart of Labor and Employment)에 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어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 기업은 주의해야 한다.
필리핀 중앙은행(Bangko Sentral ng Pilipinas, BSP)에 따르면, 필리핀 해외 근로자의 송금액이 가장 높은 달은 12월인데, 이는 크리스마스를 중시하는 필리핀 해외 근로자들이 12월에 있을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고려해 더 많은 금액을 송금해주기 때문이다.
Ber Month 기간 중, 특히 크리스마스가 코앞인 12월이면 증가하는 필리핀 현지인들의 소비 성향에 맞춰 현지 기업들은 프로모(Promo) 또는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주로 크리스마스 용품, 옷, 선물, 음식 등 다양한 품목에 걸쳐 할인행사가 진행되며 현지 언론 조사에 따르면 12월은 필리핀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쇼핑기간이라고 한다.
9월에서 10월쯤, 필리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하기 때문에 Ber Month 기간 전구 및 장식 품목의 수요가 높아진다. 주요 장식품으로는 전구, 파롤, 트리 등이 있으며 필리핀 사람들은 주로 SM, Robinsons 등 현지 대형 쇼핑몰을 방문하여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노체 부에나(Noche Buena)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온 가족이 모여 즐기는 저녁식사로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이다. 파티 음식으로는 레촌(Lechon-필리핀 식 통돼지 바비큐), 햄, 치즈, 스파게티, 비빙카(Bibingka-필리핀 식 떡의 한 종류), 푸토 붐봉(Puto-Bumbong-필리핀 식 떡의 한 종류), 레체 플란(Leche Flan-캐러멜 시럽을 올린 커스터드 디저트) 등이 있다. 노체 부에나의 다양한 음식 준비를 위해 크리스마스 기간 식료품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파티 간 가족, 친구, 회사 동료들과 술을 함께 즐기며 맥주, 와인, 보드카 등의 주종을 선호한다.
필리핀은 인구의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로 크리스마스가 갖는 의미가 큰 나라이다. Ber Month 기간은 필리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수한 문화로 필리핀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은 해당 기간의 특수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13th Month Pay, 기업의 크리스마스 파티 등)
필리핀 통계청에 따르면 매년 4분기 즉, Ber Month 기간 소비지출이 증가하는데, 이는 13th Month Pay, 해외근로자 송금,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 등 다양한 요인의 결과이다.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식료품, 주류, 의류 등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는 기간으로 가격을 중시하는 필리핀인의 성향에 맞춰 시장 진출 시 우리 기업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Ber Month 기간 동안 필리핀의 기업들은 각종 할인행사, 이벤트, 프로모(Promo) 등을 진행한다. 소셜미디어 관리 플랫폼 회사 훗스위트(Hootsuite)에 따르면, 필리핀은 전 세계에서 말레이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SNS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한 광고가 효과적이다. 필리핀은 아직까지 쇼핑몰을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라자다(Lazada), 쇼피(Shopee) 등 온라인 쇼핑몰의 이용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필리핀 진출을 앞둔 우리 기업은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통한 진출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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