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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생활자, 제대로 짚어보기 – 227 (2023년 04월 05일)

[현지어(따갈로그, 세부아노 외)와 영어]

[현지어(따갈로그, 세부아노 외)와 영어]

필리핀에 오기 전에는 필리핀 사람들이 누구나 영어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 그것은 착각이다. 영어실력은 부의 크기와 거의 비례해서 차이가 난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영어수준이 떨어지는 이유가 있다.

  1. 가난한 학생들은 국립학교에 다닌다. 국립학교 교사들의 급여는 사립학교 교사 및 일반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보다 훨씬 적다.
  2. 가난한 서민들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서 서민층 학생들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국가의 재정이 빈약하여 교실과 교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3. 학생들은 많고, 업무는 크게 늘고, 급여는 적어서 국립학교 교사들의 수업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고 실력도 부족하다. 실력 있는 교사들이 근무조건이나 급여가 훨씬 많은 사립학교로 옮기거나 일반 회사로 이직한다.
  4. 영어수업을 현지어(따갈로그어 또는 지방어)로 진행한다. 한국에서 영어수업을 한국어로 진행하는 것과 동일하다. 다른 과목들은 교재도 현지어 교재이고 수업도 현지어로 진행한다. 쉬는 시간과 학교 내의 거의 모든 활동들이 현지어 위주로 진행된다.
  5.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인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제대로 익힐 기회가 부족하다. 가족 및 친구들과 현지어로 대화한다.

한편, 부자일수록 영어실력이 훌륭한 이유는 위의 경우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사립학교의 수준은 천차만별인데,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사립학교를 선택한다. 학급당 학생 수, 교사 급여, 교육시설 등이 학교마다 차이가 난다. 부자들일수록 조건이 좋은 학교에서 자녀들을 공부시킨다. 사립학교 교사들은 대부분 계약직인데다가 급여수준이 높고 근무여건이 좋기 때문에 해고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공립학교 교사보다 대부분 실력이 우수하고 성실하며, 수업에 대한 열의가 높다. 수준이 높고 비싼 학비를 내는 사립학교일수록 학교에서 영어를 쓰는 비중이 높다.


모국어가 영어인 급우들도 있을 수 있고, 부모의 친구나 사업 관련 동료 혹은 외국여행을 통해 학교에서나 집에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다. 일부 부유층들은 가족들 사이에서도 영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를 쓰는 환경에서 자란다.
[현지어(따갈로그, 세부아노 외)와 영어] 필리핀에서 중·상류층을 상대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현지어보다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 영어는 서툴게 하면서 현지어(특히 지방어)를 유창하게 하는 한국인들을 간혹 보는데, 중·상류층 사람들은 이 한국인이 원래 (한국에서도) 하층민 출신이거나 필리핀에서 주로 상대하는 사람들이 서민층일 것이라고 간주하게 된다. 현지어는 기초적인 수준의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만 익히고 영어실력을 꾸준히 향상시켜야 중·상류층으로부터 그들과 함께 대화하고 거래가 가능한 수준으로 인정받는다. 필리핀 사람들조차 자기 나라 언어보다 영어를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상류층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언어에 관한 한 그들과 비슷한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잘사는 필리핀 사람에게 당신의 모국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자신의 국적은 필리핀이지만 모국은 스페인 30%, 미국 30%, 중국 20%, 필리핀 20%라고 대답하는 등 스페인, 미국, 중국, 필리핀 원주민의 피가 적당히 섞여 있다는 의도로 얘기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민족의식이 빈약하고 영어의 가치를 우대하는 필리핀 중·상류층들)이 좋아하고 존중해주길 바란다면, 현지어보다는 영어의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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