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세부코리안뉴스 631호 [2024년 12월0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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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훌쩍 넘는 장례비에…
“無빈소 장례식 해요”
영 중인 김병진씨는 “코로나19 전에
는 100명 중 1명도 안될 정도로 무빈
소 장례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7대 3 정도로 (비율이) 올라왔
다”며 “대부분 장례식장 비용이 많이
절약되니 찾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의 장례 비용은 적지 않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
면 평균 장례비용은 1330만원으로 집
계됐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욱 비
용이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장례
비용 중 대부분은 빈소 대관료와 식대
빈소를 차리지 않고 장례를 치르는 사 관우(67)씨는 “조문객이 많지 않다면 가 차지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
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무(無)빈 가족끼리 지내기 위해 무빈소 장례를 명이다. 빈소 대관료와 식대가 없는 무
택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빈소 장례는 1000만원 가량을 절감해
무빈소 장례식이란 단어 그대로 빈소 200만~300만원 선에서도 가능하다.
를 차리지 않고 장례를 치르는 것을 말 김 씨는 “빈소가 없으니 금액이 4분
한다. 전통적인 장례 문화나 용어는 아 의 1로 줄어들 수 있다”면서 “업체마
니지만 약식으로 장례를 치르고자 하 다 다를 수는 있지만 가장 비용이 많이
는 사람이 늘며 현장에서 사용하는 말 드는 항목이 빠지는 걸 고려하면 확실
이다. 절차는 빈소와 가족들이 지낼 공 히 저렴하다”고 말했다.
간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 기존 장 이 같은 장례 문화에 대해 전문가들
례와 동일하다. 고인을 안치한 후 2일 은 한국의 전통 장례와는 거리가 멀
차에는 입관식, 3일 차에 발인식을 진 다고 보고 있다. 김시덕 을지대 장례
소 장례식’이다. 1000만원이 넘는 장 행한다. 지도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장례 문화
례식 비용이 부담스럽거나 코로나19 경기 안산에 사는 안모(56)씨도 지난 1 나 정서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것이
이후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겠다는 문 월 11일 어머니의 장례를 무빈소로 치 다”며 “빈소는 장례라는 의례를 행하
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전문 렀다. 외동인 안씨는 오랜 기간 요양원 는 장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장소가
가들은 이같은 무빈소 장례를 찾는 사 에 모시던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지인 없으면 장례를 하지 않는 것이라 용어
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게 들어보기만 한 이 방식을 떠올렸 를 붙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다. 안씨는 “경제적인 문제에서 훨씬 다만 비싼 장례비와 핵가족으로 바뀐
장례식장에서는 빈소를 차리지 않은 자유로워서 (이 방식이) 좋았다”며 “비 가족 형태 등으로 무빈소 장례에 대
98세 여성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3일 용은 그대로 나가는데 오는 사람도 없 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
간 진행된 장례의 마지막 의식이었다. 고 빈소에 가족만 덩그러니 있으면 그 망도 나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70대인 유족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싶어 무빈소로 교수는 “이전에는 고인이 아닌 유가족
조용히 치르고자 선택한 방식이다. 이 치렀다”고 말했다. 의 사회적 관계가 얼마나 확장돼 있는
장례를 도운 20년차 상조업체 대표 남 그간 무빈소 장례는 무연고자 장례에 지가 중요했다”며 “거창한 보여주
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런데 코로나19 기식 장례는 경제적으로도 비
팬데믹 기간 감염병 전파를 우려해 조 용이 많이 드는데 무빈소 장
문객을 받지 않기 시작하며 이 방식이 례는 합리적이면서도 고인
20 조금씩 알려졌다. 여기에 값비싼 장례 에 대한 조용한 추모라는
관점에서 문화가 이어질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
24 TRENDS 일부 지역에서 10년째 상조회사를 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 관심이 크게 늘었다. 수도권과 강원 것이고 긍정적으로 바라
No.631 202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