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형사 절차(10) - 범죄피해 신고 및 필리핀 경찰의 처리과정 (2)

필리핀에서 생활하면서 혹은 필리핀 관광 중에 범죄 피해를 당했을 경우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당황할 수가 있습니다. 통역문제, 범인을 잡았을 때 어떻게 처리가 되는 것인지, 범인을 모르는 경우 과연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지, 피해 배상은 받을 수 있을 것인지 등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호에 이어 초기 신고 요령과 필리핀 경찰이 어떻게 처리 하는지를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범죄 피해 장소 인근에 있는 CCTV를 확인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경찰과 동행하여 CCTV 관리자에게 확인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이 거부할 경우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됩니다.

범인을 체포했는데 피해자인 제가 한국으로 귀국을 해야 됩니다. 어떻게 하면 되나요?

범인을 체포한 경우 피해자는 반드시 검찰에 출석해서 담당 검사에게 서류를 접수(Filing)하고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피해자가 검찰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사건 접수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검사가 범인을 기소한 경우에도 피해자는 첫 공판(Arraignment and Pre-trial)에 출석해야 되며 이때 출석하지 않을 경우 사건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

범죄 피해 신고는 했지만 아직 범인을 못 잡았어요. 범인을 한국처럼 빨리 잡을 수 없나요?

필리핀 경찰은 우리나라처럼 증거수집을 위한 압수 수색 영장 활용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CCTV 수사, DNA 수사, 지문 수사 등 과학 수사 기법도 상당히 미흡하여 주로 목격자수사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필리핀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긴급체포나 경찰수사단계에서 체포영장을 통한 체포 제도가 없으며, 경찰이나 검사는 피의자의 자발적 동의 없이는 신문할 수 없기 때문에 범인 검거율이 상당히 저조한 편입니다.

범인을 빨리 잡고 싶고, 피해변제도 받고 싶고, 범인을 꼭 처벌하고 싶어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요?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진행하는 것이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사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선임한 변호사가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가급적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해야 합니다 (세부분관에서 변호사 리스트 제공). 참고로 재판 기간이 수년씩 걸리기 때문에 신속한 피해 배상을 받기가 어려울 수도 있으며, 필리핀에는 우리나라처럼 가해자로부터 피해 배상을 못 받았을 경우 정부로부터 피해구조금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제도가 없습니다.

절도나 분실신고는 어떻게 처리하면 됩니까?

절도나 분실을 한 곳으로부터 피해품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택시를 이용한 경우 택시번호, 호텔이나 식당, 샵에서 도난을 당한 경우 관리자 등을 만나 필요 내용을 청취한 뒤 피해 장소 관할 지구대를 방문하여 신고를 하고 경찰관과 함께 현장에 가서,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를 찾거나 피해품을 회수할 수 있도록 경찰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폭행을 당했어요.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범죄 장소를 관할하는 지구대를 방문, 폭행 신고를 하고 경찰관이 지정하는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합니다. 이후 경찰의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현지 여성과 잠자리 후 금전을 요구해서 실랑이를 벌이다가 경찰서에 왔어요.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필리핀에서 성매매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지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할 수 있으니 가급적 실랑이를 벌이지 않도록 하고, 우연을 가장하여 접근하는 현지 여성이 있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