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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Club 인문학 따라잡기 북클럽 098
‘빈부격차는 어떻게 미래 세대를 파괴하는가’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홀로 볼링>으로 사회적 자본의 감소를 경고한 유명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가 2016년 썼다.
“1950년대 나의 고향은 아메리칸 드림을 구현할 수 있는 곳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때는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일정한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 저자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포트클린턴은 이렇게 변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선로가 있다. 이 선로를 기점으로 낙후된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부유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처럼 준비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슬프게도 포트클린턴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우리 사회의 저주받은 행로를 바꾸기 위해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등이 이 책의 주제다.”
물론 저자는 1950년대의 포트클린턴도 파라다이스는 결코 아니었다고 밝힌다. 미국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소수자들은 차별을 받았고 여성들이 주변화되는 일도 많았다. 그렇지만 사회적 계급이 기회를 박탈하는 주된 요인은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한다. 그런 맥락에서 1941년생인 저자는 자신의 동창생들을 떠올린다.
상냥한 말씨의 백인 아이였던 단은 노동자 계급에 속했다. 아버지는 통조림 공장에서 일했고, 당시 미국 가정의 90%가 TV를 소유했지만 그의 집에는 그것조차 없었다. 그렇지만 단은 스타 쿼터백이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성적도 상위 15% 안에 들었다. 집안은 가난했지만 마을 교회의 지원을 받아 대학과 신학교를 마치고 목회자가 됐다. 고등학교 교사인 준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았고, 목회자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마치고 최근 은퇴했다. 지금은 고등학교 미식축구 코치를 하고 있다.
단의 집에서 네 블록 떨어진 곳에 살았던 프랭크는 대대로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한데 그는 겸손하고 소탈했다. 프랭크는 여름이면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을 했고, 친구들과 함께 페인트칠을 긁어내거나 청소도 했다. 오하이오의 작은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그는 해군에 지원해 7년간 수송기를 몰았고, 그 뒤로는 고향에 돌아와 생선 세척사업, 양품점 등을 하며 살았다. 저자는 그 두 친구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면서 “(둘 사이에) 계급적 차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차이는 묻혀버렸다. 우리는 한데 어울려 살았다”고 회고한다.
그렇지만 1959년에 졸업한 친구들이 올라탈 수 있었던 에스컬레이터는 이제 “그들의 아이들이 탑승할 차례가 되자 돌연히 멈췄다”고 저자는 말한다. 말하자면 계급 사이에 굳건한 장벽이 세워졌다는 뜻이다.
도시의 부자와 빈자들 간 계급 격차는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난다. 해안도로 왼쪽은 아동 빈곤율이 1%에 불과하지만 맞은편은 51%에 이른다. 사람들은 길 건너편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더 이상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물론 서로 결혼도 하지 않는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미국의 계급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대졸자 가구 재산은 47% 늘었지만 고졸 이하 가구 재산은 17% 줄어들었다. 오늘날에는 가난하지만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이 대학에 가는 경우(29%)보다 부유하지만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학사모를 쓰는 경우(30%)가 더 많다.
고학력 전문직 부모들은 자녀를 키울 때 한 해 16만6000가지의 격려하는 말을 한다. 의욕을 꺾는 말은 3만6000가지에 그친다. 복지 수혜자 부모의 경우 격려는 2만6000가지에 그치는 반면 의욕을 꺾는 말은 5만7000가지나 내뱉는다.
문제는 경제적 불평등 그 자체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미국인들은 유럽 사람들에 비해 결과적인 불평등을 그다지 염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회의 평등까지 무너지는 건 용납하기 어렵다. 미국인 95%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기회의 평등은 아메리칸드림의 핵심이다.
미국인들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불평등이 한 세대 안에서 생기는 불평등보다 나쁘다고 믿는다. 기회의 격차는 재능의 낭비를 초래해 사회 전체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낳는다. 부자들만 목소리를 내는 민주주의는 정치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게다가 계급 장벽은 경제적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완고한 계급 체계는 인간의 삶을 출발부터 규정한다. 저자는 사회적 양극화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그것으로 인해 약간의 차이가 아니라 “출생과 동시에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계급 이동의 사다리가 부러지면서 오늘날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가족, 양육, 학교, 공동체를 통해 살피고 있다.
현실 속의 인물들을 직접 등장시켜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책의 장점이다. 예컨대 풍족한 가정에서 자란 앤드루와 가난한 가정에서 성장한 카일라는 삶을 바라보는 자세부터 다르다. 앤드루는 “많은 선택권을 손에 쥐고서 미래를 자신있게 바라본다”. 반면 카일라는 “인생이 내리막길로 가서, 모든 것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또 빈부격차는 아이들의 성격과 심리뿐 아니라 뇌의 성장과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아이들의 건강한 뇌는 부모의 교육, 소득, 사회적 계급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미 판명됐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빈부격차로 빚어지는 문제들이 학교와 공동체의 ‘에어백’ 역할로 완화될 수 있었지만, 이제 그 공기주머니는 완전히 터져 버렸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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