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lub 인문학 따라잡기 북클럽 083

나의 삶에서 가장 본질적인 One Thing은 무엇일까?

[문명의 역습 – 크리스토퍼 라이언]

[문명의 역습 – 크리스토퍼 라이언] 저자인 크리스토퍼 라이언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대학 졸업 후 20여 년 동안 세계 오지를 여행했다. 알래스카에서 연어내장 제거하는 일을 했으며, 방콕에서는 매춘부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이후 학교로 돌아가 심리학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의 성적(性的) 진화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을 비판하는 글과 논문을 썼다. 국내에서는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라는 이름의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이 책의 키워드는 ‘문명화’와 ‘수렵채집사회’라고 할 수 있다. ‘문명화’란 어느 한 사회가 물질적·기술적·조직적으로 높은 발전 상태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반듯함과 선명함, 편리함과 안락함이 연상된다. 하지만 저자에게 ‘문명화’란 야생동물의 가축화와 그로 인한 전염병의 확산, 도시의 인구과밀화, 오염된 하수, 화학약품이 첨가된 식품, 인체의 미생물 군집체 파괴 등을 가리킨다.
17세기 토마스 홉스는 문명 이전 인간의 삶은 배고픔에 시달렸고 항상 위험에 노출됐으며, 폭력적이고 야만적이라 말했다. 또한 수렵채집인들은 35세가 넘기 어려울 정도로 수명이 짧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홉스에 의하면, 인류는 다행히도 농업혁명 이후 문명화의 길을 걸었으며 발전을 거듭해 왔다는 것이다. 이후 그의 주장은 ‘영속적 발전론’이라는 그럴듯한 단어로 포장돼 많은 사람에게 끊임없이 확산됐다. 진화론를 주장한 다윈,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해진 도킨스와 같은 학자들에 의해 ‘신홉스주의’라는 말로 더욱 공고해졌으며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홉스가 말한 수렵채집인들의 생활 모습은 오해와 편견, 평균의 함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영속적 발전론에 유리한 부분만을 강조하면서 자료를 왜곡한다는 것이다. 같은 종(種)이지만 완전히 다른 침팬지와 보노보노, 메뚜기와 황충 이야기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한편 저자는 수렵채집사회가 어떤 사회였는지 알리기 위해 현재 지구상에 남아 있는 수렵채집인들과 함께 생활한 인류학자, 민속학자, 그리고 관련 연구자와 교수들의 수많은 논문과 연구 자료를 제시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재레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가 농업과 관련해서 언급한 내용도 인용한다. 그러면서 수렵채집사회가 가진 많은 장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정치적, 경제적 의도가 개입돼 있다고 말한다.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언은 수렵채집사회를 ‘평등주의’, ‘이동성’,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리하며 그들의 생활 모습을 자세하게 전한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부분은 육아와 치아 상태, 수명에 관한 내용이다. 수렵사회에서 영유아의 사망률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살아남았다면 가족이나 혈연관계는 물론이고 구성원 모두의 보살핌을 받았다고 말한다. 치아 상태도 농사를 짓지 않던 인류의 유골에서는 오늘날 너무나 흔한 충치와 잇몸질환이 없었다는 것이다. 평균수명 또한 정확한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오늘날의 평균수명과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덧붙여 ‘환각작용’을 일으킨다고 금지하고 있는 천연 약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근거 자료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마지막 4부 ‘미래로 향하는 선사시대’에서 문명화로 인한 인간 소외, 환경오염, 기후 위기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수렵채집인들의 삶에 주목하며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들을 제시한다. 그 대안의 핵심은 ‘동료 네크워크’다. 우리말로 옮기면 ‘공동체’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 진보 정책의 핵심인 자원의 평등한 분배, 약자에 대한 지원, 여성 존중과 자율권 보장, 의료와 교육 분야 지원, 종교의 자유 등은 수렵채집사회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대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자연분만, 가축의 방목과 인도적 도축, 유기농 채소와 과일, 남녀이분법을 벗어난 다양한 성의 존중, 유연한 인간관계, 미니멀리즘, 대체의학 등의 뿌리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영위하던 삶이었다고 말한다. 수렵채집인들의 이러한 친사회적 생존본능은 오늘날 정의에 대한 갈망,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느긋함과 따뜻함, 어린아이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보호본능, 모닥불을 바라볼 때 내면 깊숙이 느껴지는 평화로움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더 늦기 전에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 ‘너 자신을 알라’로는 부족하며 ‘너의 종(種)을 알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표지에 독자를 응시하는 유인원 눈빛의 의미를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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