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lub 인문학 따라잡기 북클럽 068

노화가 질병이라는 관점

노화의 종말 - 데이비드 A 싱클레어 외

노화의 종말 - 데이비드 A 싱클레어 외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장하고 활동하고 그러다 늙어가는 것이, 당연하고, 불가피하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이치로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물과 식물, 우주의 그 어떤 종도 태어나고, 성장하고 늙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이고 거스를 수 없는 신의 영역, 범주라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노화의 종말' 저자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대 교수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기를 들고 있다. 노화는 정상적인 과정이 아니라 '질병'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보았다. 노화는 늦추고, 멈추고, 심지어 되돌리기까지 할 수 있으며, 늙고 노쇠한 상태가 아닌 젊은 상태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화의 종말)은 노화의 개념부터 시작해 원인과 극복 방안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눠 차근차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노화는 ‘정보의 상실’이다. DNA라는 디지털 정보와 후성유전체라는 아날로그 정보로 구동되는 인체 시스템에 잡음과 혼란이 생겨나면서 운영 능력이 저하되는 것이 늙음의 정체이다. 따라서 고장 난 정보체계를 복구하면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는 신박한 결론이 도출된다. 생의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벤저민 버튼 같은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가히 종교적 복음처럼 들리지만 20대로 돌아가기 위한 처방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적게 먹어라, 간헐적 단식을 하라, 육식을 줄여라, 땀을 흘려라, 몸을 차갑게 하라 등. 하지만 현대판 불로초도 언급된다. 이스터섬에서 발견한 라파마이신은 동물실험 결과 수명 연장에 주목할 만한 효능을 나타냈다.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메트포르민, 적포도주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 알코올 발효 증진제로 발견된 NAD 등도 노인으로 가는 시간을 저지하고 젊음을 복구하는 물질들이다. 실제로 경도가 끊어졌던 여성이 생리를 재개하고 80세에 이른 저자의 부친은 ‘회춘’이라고 부를 만큼 왕성한 활동력을 회복했단다. 물론 저자는 ‘장수 물질’의 오용과 과용을 경계하고 있다. 오랫동안 고용량을 복용할 때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단서를 잊지 않는다.
저자는 노화의 원인이 40억 년 전 지구의 끔찍한 환경 조건에서 생성된 태초의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 서서히 진화하고 유전되어 온'생존 회로'가 스트레스, 질병, 염증으로 DNA가 끊어지고 이를 수선하기 위해 서투인이라는 후성유전체의 교란과 불안정으로 세포의 정체성을 상실함으로써 발생하였고, 돌연변이체와 늙은 세포에서 이런 염색체 외 원형(ERC)이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메커니즘을 통해 노화란 어쩔 수 없는 과정이 아니라 치료할 수 있는'질병'이라는 관점을 가지게 되고 노화의 정보 이론으로 정리하였다.
질병이란 우리 몸에 무언가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이를 고치면 다시 건강해진다. 그런 관점으로 노화라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러 연구자들이 이미 증명한 것으로 적게 먹기, 간헐적 단식, 육식을 줄이고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같은 운동으로 장수 유전자의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전학적 방법으로는 장수 물질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노화와 질병의 핵심 조절 인자이며 항노화 물질인 시르투인을 활성화하는 NAD 농도를 증가시키는 NR(니코딘아마이드 리보사이드)나 NMN(니코틴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 같은 물질을 섭취하여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여러 선진 국가와 기업, 연구소에서는 이런 항산화제, 항노화제, 장수약, 건강물질, 노화예방백신, 세포 재프로그래밍, 생채표지추적, 라이프스타일 개선법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약품으로 시판되거나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우리의 치료방식인 질병이 나타나면 의사의 진단을 통해 처방을 받고 치료를 하는 방식대로라면 과연 노화를 누가 어떻게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 이점에 대해서도 미래에는 유전자 정보를 통해 차후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여러 질병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는 유전적 탐지를 통해 진단과 처방을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국가와 단체의 이해와 합의, 종교 문제, 철학 등이 담아져야 가능할 것이다.
과학은 흔히 의심과 의문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혁신은 달리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의심해 본 적 없는 노화라는 부분, 시간이 지나면 늙는다는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언젠가는 노화 극복이 불가능한 범주가 아닐 수도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유명 배우가 자신의 유전 인자에 유방암 발생 빈도가 높다는 이유로 미리 제거 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사례에서 이미 우리의 의학 기술이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실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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