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lub 인문학 따라잡기 북클럽 055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우리가 살면서 누릴 수 있는 행복 중 하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오직 먹고살기 위해 해야 하는 삶은 얼마나 고단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 때 인간의 노동은 비로소 자기실현이 된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가 않다. 『장자(莊子)』 소요유편(逍遙遊篇)에 나오는 대붕(大鵬)처럼,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듯이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지만, 막상 그런 삶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세월이 흘러 다시 읽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바라던 삶을 살지 못했던 소년의 죽음이 이렇게 애절한 것이었구나,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무게가 전해진다.
헤세의 자전적 소설인 『수레바퀴 아래서』는 사회와 학교의 수레바퀴에 깔려 죽은 소년 한스 기벤라트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한스는 작가 헤세의 분신이다. 헤세 자신이 명문 신학교에 들어갔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신경쇠약증에 걸려 중퇴하고 말았다. 헤세는 짝사랑 때문에 자살기도까지 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기도 했고, 학업을 중단한 뒤 시계부품 공장의 견습공으로 일하기도 했다. 방황하던 헤세는 서점 점원이 되었고, 그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삶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소설의 주인공 한스는 영락없는 헤세의 모습이다. 한스가 겪었던 아픔이 바로 헤세의 아픔이었던 것이다.
1900년 무렵 독일 남서부의 슈바르츠발트라는 작은 마을에 한스 기벤라트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다. 한스는 매우 재능있는 아이였고, 그 지역에서는 영리한 아이들의 진로가 정해져 있었다. 주(州)에서 치르는 시험을 통과하여 신학교에 입학한 뒤 수도원에 들어가고, 나중에 목사가 되거나 대학 교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들 부러워하는 엘리트 코스였다.
원래 한스는 자연을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자연의 풍경과 추억이야말로 한스가 진정으로 가까이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부라는 수레바퀴에 치여 좀처럼 그럴 기회를 가질 수가 없었다. 한스는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신학교에 합격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선생님들과 마을 목사, 아버지, 특히 교장 선생까지 격려의 채찍질로 한스를 숨 가쁘게 몰아세웠다. 합격은 새로운 시작이었다. 한스는 신학교에서도 다른 친구들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야망과 인내심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시험에 대한 불안과 승부욕은 한스에게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타인의 욕망은 그렇게 한스의 욕망이 되었다.
헤세의 이 소설은 흔히 학교라는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버린 소년의 이야기로 읽힌다. 하지만 꼭 어린 소년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세상의 수레바퀴는 소년 어른 할 것 없이 우리의 꿈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스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이었다. 자연 속을 거닐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던 한스였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 학교 공부도, 아버지 곁도, 대장간 일도, 모두 자기 것이 아니었다. 생애 가운데 가장 꿈이 많을 그 나이에 하고 싶은 일조차 찾지 못했던 한스는 불행한 아이였다.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한스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법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청소년 시절에 갖게 되는 희망이 라는 것이, 자기 내면의 선택에서 나오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대개는 어른들의 바람이 그대로 아이들의 희망이 된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나르시시즘 서론」에서 이를 ‘부모의 나르시시즘’이라고 표현했다. 남자아이는 자기 아버지를 대신하여 영웅이 되어야 하고,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뒤늦은 보상으로 잘생긴 왕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치한 속성을 지닌 부모의 사랑이란, 결국 부모의 나르시시즘을 자식이라는 대상에게 그대로 투영하는 것에 불과하다. 부모들은 자신이 포기했던 나르시시즘을 부활시켜 자식을 통해 이루고자 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욕망은 불행하게도 자신이 아닌, 타자로서 부모의 욕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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