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lub 인문학 따라잡기 북클럽 054

아마도 또 다른 누군가가 더 나은 악기로 연주하리.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 돈키호테]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 돈키호테

누구나 ‘돈키호테’를 이야기하면 아는 척하기 마련이지만 3천페이지 이상의 분량이 되는 ‘돈키호테’를 끝까지 다 읽고 결말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근대 비평의 아버지인 생트뵈브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인간의 내부세계를 가장 깊이 파 들어가 묘사한 인류의 바이블”이라고 평가했다.
생트뵈브의 말대로 ‘돈키호테’는 그 자체로 인간과 인생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드는 명작이자 고전이다.
보통 돈키호테 하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미치광이 기사와 옆에서 건들거리는 종자 산초를 떠올리기 쉬운데, 돈키호테가 광기를 지닌 것은 비교적 맞는 말이지만 그냥 미친 사람으로만 치부하기엔 꽤 깊이가 있는 인물이고, 산초도 결코 어리석지 않은 의외의 일면을 지닌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유명한 풍차 장면은 이 두꺼운 책에서 정말 아주 초반부에 잠깐 나온다. 그 장면이 유독 돈키호테의 대표적인 장면이 된 건 돈키호테의 광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키호테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엔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사실상 ‘돈키호테’는 어떤 중심 사건이 쭉 이어진다기 보다는 돈키호테가 겪는 여러가지 모험이 옴니버스 식으로 이어지는 형태라 초반에는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데 (돈키호테가 어떤 무리를 만나서 망상 속의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했으나 결국 탈탈 털리고 정신승리로 끝나거나 또는 우연한 계기로 운좋게 승리(?)하고 둘시네아 공주를 찬양하는 일색이다.) 특히 1권에서는 계속 먼지나도록 두드려 맞는 이야기만 나오기 때문에 이거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이다.
저자 세르반테스는 이 '돈키호테'를 기사도 소설에 대해 비판할 목적으로 썼다고 하는데 계속 읽다보면 아무리 봐도 저자는 기사도 소설을 홍보하는 것이 사실상의 목적이 아닌가 싶을 만큼 끊임없이 책 속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기사도 소설과 그 내용에 대해 언급한다. 비판을 하기 위해선 대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과연 저자의 진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있는 부분이다.
세르반테스는 전편을 발행하고 10년 후에 후편을 발행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1권의 돈키호테는 좀 더 광인의 모습에 가깝고 산초도 속물적이고 어리석은 모습이 주로 보여지지만, 10년이라는 세월 때문인지 2권에서는 주인공들의 상황도 캐릭터도 많이 바뀐 느낌이 든다. 특히 공작과 엮이면서 돈키호테가 나름대로 성공적인(?) 모험을 하고, 산초도 (사실 꾸며진 거긴 하지만) 통치자가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전편보다 훨씬 재미있어진다.
자기의 기사도에 입각하여 정확하게 바른 말을 하는 돈키호테와, 비록 장난으로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통치자가 된 산초가 의외로 정의로운 판결을 내린다거나 하는 부분들이 인상적이다.
결말에 다가갈수록 들었던 생각은 '정말로 돈키호테는 광인인가?', '그의 삶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그의 삶을 지적하고 모험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려 하지만,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며 살고 있는 돈키호테는 아무리 지치고 두들겨 맞아도 낙심할 줄 모르고 오히려 행복해 보인다.
남에게 맞추는 삶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위해 살고 있는 사람. 그래서 어쩌면 돈키호테가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생각해보면 세상 사람들 각자가 원하는 삶은 돈키호테처럼 온 세상을 헤집고 다니며 있지도 않은 공주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그런 것도 아니고, 그보다는 좀 더 소박하고 남에게 크게 민폐를 끼치는 일도 아닐텐데 우리는 쉽게 남의 삶을 비웃고 비정상의 낙인을 찍곤 한다. 누구나 스스로의 삶을 답답해 하면서 오히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남의 삶을 고깝게 여긴 적이 없지 않은가?
나는 돈키호테가 될 용기가 있는가? 적어도 돈키호테와 같은 이를 바라보며 비웃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돈키호테’ 결말에서는 하얀달의 기사에게 패배한 돈키호테는 그 약속으로 편력기사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삶의 낙을 잃은 돈키호테는 우울에 빠져 결국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그리고 '그 책들이 가지고 있는 터무니없음과 속임수를 이제야 알게 되었단다'라고 말하며 기사도의 광기에서 빠져 나온다. 어떻게 보면 정상인으로 돌아와 진리를 깨닫고 하느님의 품에 안기는 아름다운 결말이기도 하지만 이상과 열정을 빼앗긴 사람의 삶이란 이 세상에서 의미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산초는 죽음을 앞두고 유언하는 키하노에게 다시 일어나 들판으로 나가자고 눈물로 호소한다.

"제가 통치자였을 때 즐거웠다고 해서 지금 이렇게 걸어가고 있는 종자인 것이 슬프지 않거든요. 그 이유는요, 세상 사람들이 운명의 여신이라고 부르는 이 여자는 술주정뱅이에 변덕이 심하고, 무엇보다 눈이 멀어 있어서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보지 못하고 누구를 쓰러뜨리는지, 누구를 높이 들어 올리는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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